산다는것은/일상 · 단상·

시.

인세니티 2010. 4. 29. 08:24

 

 

 

 

 

밥/천양희

 

 

 

외로워서 밥을 많이 먹는다던

너에게

 

권태로워 잠을 많이 잔다던

너에게

 

슬퍼서 많이 운다던 너에게

나는 쓴다

 

궁지에 몰린 마음을 밥처럼

씹어라

 

어자피 삶은 너가 소화해야

할 것이니까

 

 

 

.

.

 

 

 

공존의 이유/조병화

 

깊이 사랑하지 않도록 합시다.

우리의 인생이 그러하듯이

헤어짐이 잦은 우리들의 세대

가벼운 눈웃음을 나눌정도로

지내기로 합시다

 

우리의 웃음마저 짐이 된다면

그때 헤어집시다

어려운 말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합시다

 

당신을 생각하는 나를 얘기할 수 없음으로 인해

내가 어디쯤에 간다는 것을 보일 수 없으며

언젠가 우리가 헤어져야 할 날이 오더라도

후회하지 않을만큼 사랑합시다

우리앞에 서글픈 그날이 오면

가벼운 눈 웃음과

잊어도 좋을 악수를 합시다

 

 

 

 .

.

.

無心 / 이외수


살아간다는 것은
저물어 간다는 것이다.


슬프게도
사랑은
자주 흔들린다.


어떤 인연은 노래가 되고
어떤 인연은 상처가 된다.


하루에 한번씩 바다는 저물고
노래도 상처도
무채색으로
흐리게 지워진다.


나는
시린 무릎을 감싸안으며
나즈막히
그대 이름 부른다.


살아간다는 것은
오늘도
내가 혼자임을
알아가는 것이다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정호승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내리면 눈길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속을 걸어라

갈대 숲 속에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가끔씩 하느님도 눈물을 흘리신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산그림자도 외로움에 겨워

한번씩은 마을로 향하며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서 우는 것도

그대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그대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 견디는 일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그대 울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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